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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화는 세계 어디서나 통할까? – ‘국제 수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수어의 창 2025. 3. 27.

국제수화는 세계 어디서나 통할까? – ‘국제 수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수어는 몸짓 언어니까,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지 않을까?”
이건 수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하는 오해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 수어는 나라별로 완전히 다른 언어이며, 국제수화(International Sign)는 제한된 상황에서만 사용되는 별개의 소통 방식입니다.

이 글에서는 국제수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각국의 수어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정리해볼게요.


✅ 수어는 ‘국제 공용어’가 아니다 – 각국마다 수어가 다릅니다


✔️ 한국에는 ‘한국수어(KSL)’, 미국에는 ‘미국수어(ASL)’, 일본에는 ‘일본수어(JSL)’처럼 각 나라에 고유한 수어가 존재합니다.
✔️ 수어는 ‘보편적인 손짓 언어’가 아니라, 해당 나라의 문화, 역사, 사회 구조에 따라 발전한 독립적인 언어입니다.

✔️ 특히 미국수어(ASL)는 프랑스수어(FSL)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언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1817년, 미국 최초의 농학교인 American School for the Deaf가 설립될 당시, 프랑스 파리농학교 출신 농인 교사인 **로랑 클레르(Laurent Clerc)**가 참여하며 프랑스수어의 어휘와 문법 체계가 미국에 전해졌습니다. 이후 미국 각지에서 쓰이던 지역 수어 및 홈사인(home sign)과 융합되어 ASL이 탄생했습니다.

“American Sign Language (ASL) was strongly influenced by French Sign Language (LSF), especially during the founding of the first school for the deaf in the U.S. in 1817.”
– Gallaudet University, NTID Reference

✔️ 그래서 ASL과 FSL은 어휘나 문법에서 유사성이 높지만, 같은 영어권인 영국의 수어(British Sign Language, BSL)와는 오히려 매우 다릅니다.

✔️ 한국수어(KSL) 역시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수어(JSL)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에 설치된 농학교들에서는 일본식 농교육이 시행되었고, 이 시기에 일본수어가 함께 전래되었어요.

“한국과 타이완은 일제 식민지를 겪으며 일본수어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 000 수어통역사, SBS 뉴스 인터뷰 (2017)

✔️ 또,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수어와 일본수어 간의 단어 유사도는 약 33%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수어의 어휘가 상당 부분 한국수어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A contrastive linguistic study of South and North Korean Sign Language and Japanese Sign Language revealed 33% lexical similarity between KSL and JSL.”
– ResearchGate 논문, 최상배 외 (2021)

이처럼 수어는 단순한 손동작이 아니라 역사, 정치, 사회적 배경에 따라 형성된 문화적 언어라는 점에서 매우 복합적인 체계를 지닙니다.


✅ 그렇다면 ‘국제수화’란 무엇인가요?


✔️ 국제수화(International Sign, IS)는 세계 농인들이 서로 다른 수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조 수단이에요.
✔️ 국제회의, 세계농인대회, 국제 스포츠 행사 등에서 사용됩니다.
✔️ 여러 나라의 농인들이 함께 소통할 필요가 있을 때, 직관적이고 간단한 제스처와 수어 표현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공식 언어처럼 완성된 언어체계가 아니라, 제한된 범위에서만 가능한 시각적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 국제수화의 특징


✔️ 기초 어휘 중심: 복잡한 문장보다는 기본 어휘 위주로 사용합니다.
✔️ 동작의 직관성 강조: 세계 농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손동작이나 표정을 사용합니다.
✔️ 표정, 몸짓, 시각적 힌트 활용: 문법보다는 ‘눈에 보이는 의미 전달’이 핵심이에요.
✔️ 사용자의 센스와 경험이 중요: 정해진 문법 규칙이 없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의 표현력과 센스가 중요해요.


✅ 국제수화는 모든 농인이 이해할 수 있을까?


✔️ 아닙니다. 국제수화를 처음 접한 농인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특히 고령 농인이나, 자국 수어에만 익숙한 농인에게는 국제수화도 하나의 ‘외국어’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 그래서 국제행사에서는 국제수화와 함께 각국 수어 통역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 국제수화를 배우고 싶다면?


✔️ 국제수화는 정해진 공식 교육 체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세계농연맹(WFD) 행사 영상, 국제농인회의, 국제농인 유튜버들의 콘텐츠 등을 통해 익힐 수 있어요.
✔️ 한국에서는 국제수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수어 통역사, 농인 리더, 국제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 또한 서울특별시농아인협회 중구지회에서는 해마다 국제수화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리하자면?


✔️ 수어는 각 나라별로 고유한 언어입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공통 수어’는 없습니다.
✔️ 국제수화는 ‘국제 상황에서 농인들이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 수단’입니다.
✔️ 정해진 문법 체계보다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표현 위주이며,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됩니다.
✔️ 국제수화는 ‘언어’라기보다는 제스처 기반의 시각적 의사소통 방식에 가깝습니다.
✔️ 미국수어는 프랑스수어의 영향을, 한국수어는 일본수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역사가 있으며, 수어의 지역성과 다양성은 매우 뚜렷합니다.